이 사례글은 아래 글의 후속 글로써, ‘나만의 특별한 양형사유’가 사건 해결 과정에 어떤 식으로 작동하는지 설명하고자 한다.
다만 ‘나만의 특별한 양형사유’라 함은, 그야말로 특별하기 때문에 의뢰인의 개인정보를 특정할 위험이 크다.
노하우를 꽁꽁 숨기고 싶은 생각은 없다. 변호사들 사이에서 내 노하우가 소문이 난다 한들, 이건 알아도 못 따라 하는 영역이라 괜찮다.
어떻게 풀어나갈까 고민을 해보았는데, 의뢰인을 특정할 만한 우려가 있는 부분은 생략하거나 각색하기로 했다.
다만 사건의 난이도를 짐작하는 데 오해를 불러일으키거나 과장되지는 않도록 했고, 음주운전 사건에 연루된 독자들이 방어책을 얻어가는 데는 지장이 없도록 신경 썼다.
따라서 음주 수치 0.19%, 10년 내 재범, 인피사고 2명 사건이 벌금형으로 종결되었다는 것은 사실이다. 2024년 사건이다.



음주운전 사건의 기본 컨셉상 이 사건은 집행유예는 커녕 실형 확률이 더 컸다
- 피해자 2명 (특가법 – 위험운전치상)
- 7km 주행, 0.19% 고농도
- 10년 내 재범
법적으로 음주운전을 처벌하는 이유는 딱 한 가지다. ‘위험해서’
따라서 위험성이 높아지면 처벌 수위도 높아진다. 이를테면 음주 수치가 0.2%가 넘으면 만취라고 보는데, 요즘에는 0.2%가 넘으면 초범이라도 벌금형이 아닌 집행유예를 선고하는 추세다.
아울러 예전에는 3년 내 3번, 5년 내 4번 적발된 경우 구속했었다면, 이제는 10년 내 2번 적발되면 실형, 즉 ‘이진아웃’ 제도로 바뀐 지도 꽤 되었다.
끝으로 중앙분리대를 들이받는다든가 하는 대물사고도 아닌 인명피해 사고를, 그것도 1명도 아닌 2명을 상대로 일으켰다는 것은 양형이 확 올라가는 결정적인 포인트였다.
이 경우 판사는 ‘이 사람이 습관적으로 음주운전을 해오다가 이번에 걸렸을 테고 따라서 위험하다’라고 생각하지, ‘음주운전을 통 안 하다가 이번에 이례적으로 적발되었구나’라고 절대 생각하지 않는다.
이 말인즉 이러한 판사의 합리적 의심을 불식시키는 것이 급선무라는 얘기다.
판사의 합리적 의심을 불식시키는 방법
음주운전을 하지 않으려 노력했으나 이것이 불가피하게 무산되었거나, 갑자기 운전할 수밖에 없었던 딱한 사정이 설득력 있게 제시된다면 판사는, ‘이 사람의 인생이 기구했고, 이 기구한 점이 운전대를 잡게 했구나’라고 생각하며 피고인의 위험성을 낮추어 평가한다.
더불어 이 기구한 사정, 동의어로 나만의 특별한 양형사유를 적절한 톤앤매너로 갖추어 의견을 개진해나가는 것까지가 변론의 완성이다.
법원, 검찰에서 보기에 뻔뻔하거나 기분 나쁘게 비추어진다면 아무리 딱하고 불가피한 사정이라도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예컨대 기본적으로 반성이 기본 토대가 되어야지, 선처 호소로 일관한다면 ‘이 사람은 반성의 기미가 없다’고 비추어질 수 있고, 판사, 검사도 사람인지라 감정적으로 건조해지게 된다.
‘판결에 판사의 감정이 끼어드느냐?’고 반문한다면 나는 그렇다고 대답하겠다.
적절한 톤앤매너 대단히 중요하다.

그렇지 않다면, ─ ‘깊이’ 참작하여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 와 같은 표현을 쓸 필요가 하등 없다.
의뢰인을 궁금해하지 않는 자, 절대로 훌륭한 변론을 할 수 없다
나는 의뢰인과 상담을 할 적에 혹여 자그마한 포인트라도 놓칠까 하여 필기 메모 대신 녹음을 한다. 필기에 너무 매몰된 사이 의뢰인의 말을 놓칠 우려도 있고.
이후 녹음본을 있는 그대로 텍스트화하여 사건 수행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들여다본다.

얘기를 나누어보니, 의뢰인에게는 ‘나만의 특별한 양형사유’가 존재했고 의뢰인과 의뢰인 가족들 모두 해당 사유가 참작이 되리라고는 전혀 생각치 못한 기색이었다.
하기사 변호사들도 잘 모르는 부분을 비법률가인 의뢰인과 의뢰인의 가족들이 알고 있는 것이 더 이상한 일이다.
의뢰인에게는 과거 폭행, 물리적 다툼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었던 것이다.
더구나 술집 종업원을 통해 대리운전을 이용하려고도 하였으나, 술집 인근 지리에 원체 어두웠던지라 차를 어디에 댔는지 기억이 나지 않아 이것이 불발되었던 사정도 있었다.

트라우마 발동, 그리고 불가피한 선택
이어 의뢰인은 이곳저곳을 도보로 뒤지며 자신의 차를 찾았고, 애당초 운전을 자주 하지 않아 대리운전을 호출하는 방법도 잘 몰라 차에서 잠을 자고 일어나 주행하기로 마음을 먹는다.
그렇게 잠을 청하던 중, 근처에서 제3자 간 물리적 다툼이 일어났고, 이에 트라우마가 발동된 의뢰인은 두려움을 느껴 자리를 피하고자 운전대를 잡게 된 것이다.
이를 중심으로 스토리텔링하여 수십 페이지의 설득력 있는 변호인 의견서를 제출한 결과, 사건은 벌금형으로 종결될 수 있었다.
의뢰인은 구속만은 피하려 했고, 설령 구속되어 실형을 선고받는다고 하여도 최대한 감형을 받고 싶어했다. 그리고, 감옥갈 각오를 한 채로 판결 선고를 들었다.
벌금형이었다. 의뢰인은 어안이 벙벙했다. 나도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그리고, 의뢰인과 함께 얼싸안았다.
검사는 당연히 항소했고 기각당했다.

의뢰인의 삶까지 알아야 변론다운 변론이 가능하다
상담하는 과정에 있어 나에 대해 딱히 궁금해하지 않는 변호사에게 사건을 맡기시려거든, 으레 기준에서 벗어난 판결이 선고될 것이라 기대하지는 마시길 바란다.
음주운전 사건은 변호사가 의뢰인의 사건 너머 삶까지 알고 있어야 변론다운 변론이 가능하다.
그래서 음주운전 사건은 양형변론의 꽃이다.

나는 온라인을 통해 단순히 많은 문의를 받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나의 철학과 가치를 미리 알고 찾아주시는 분이 늘어났으면 하는 소망에서 온라인 활동을 하고있다.
요즘같이 빨리빨리 돌아가는 세상에서 이렇게 넷상의 글을 읽고 계신 분이라면 나의 가치를 알아보실 수 있을 거라 기대하고 있다.
음주운전 사건에 연루되어 진정한 조력자를 찾고 있다면, 이 글의 사례로 하여금 느낀 바가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