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건의 의뢰인은 외국 국적을 가지고 한국에서 사업을 하고 있었다. 이 사건으로 집행유예 이상의 형을 선고받게 되면 강제 퇴거될 위험에 처해있었다.
그런데 상황은 녹록지 않았다. 음주운전으로만 3번, 음주측정거부까지 포함하면 4번째 적발이었다. 더구나 가장 최근인 2018년에는 음주측정거부로 벌금 1,000만 원을 선고받았고, 2025년에 또다시 적발되어 10년 내 재범에 해당했다.
재차 벌금형을 선고받기 무척 까다로운 상황이었다.
다행스럽게도 의뢰인에게는 ‘나만의 특별한 양형사유’가 있었고, 이를 설득력 있는 스토리로 구성하여 약식벌금 1,000만 원으로 사건을 종결할 수 있었다.

의뢰인과 의뢰인 가족들조차 “강제 퇴거는 고사하고 당연히 감옥에 가는 줄 알았다”고 했던 사건이 어떻게 벌금형으로 마무리될 수 있었는지 이야기해보겠다.
음주운전 4번째, 그것도 10년 내 재범인 상황에 대하여
먼저 실무상의 기준은 아래와 같다.
현재 음주운전은 ‘이진아웃’ 제도로 운영되고 있다. 10년 내 2번 재범하면 실형이라는 컨셉이다. 예전의 ‘삼진아웃(5년 내 3번)’보다 훨씬 엄격해진 것이다.
이 의뢰인은 음주운전으로만 3번, 음주측정거부까지 포함하면 4번째 적발이었다.
더 심각한 것은 가장 최근인 2018년의 처벌이 음주측정거부였다는 점이다.
음주측정거부는 법원과 검찰에서 ‘태도 불량’으로 평가한다. 음주운전을 하고도 측정을 거부했다는 것은 “나는 법을 준수할 의사가 없다”는 메시지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이러한 전력을 가진 사람이 2025년에 또다시 음주운전으로 적발되었으니, 법원 입장에서는 ‘이 사람은 상습적으로 음주운전을 하는 위험한 사람’이라고 판단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실무상 이 정도 사건이면 검사는 정식재판을 청구하고, 법원은 집행유예도 주지 않고 곧바로 실형을 선고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판사는 신이 아니다, 말하지 않으면 모른다
이 사이트를 통해, 음주운전 사건에서 ‘나만의 스토리’가 중요하다고 누차 강조하고 있다.
판사, 검사가 볼 적에 ‘이 사람이 기구한 점이 있고, 딱하거나 불가피한 사정으로 운전대를 잡게 되었구나’라고 생각하게끔 설득하려면 나만의 사유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를 설득력 있게 전달하지 못한다면 컨셉상 실형이 선고될 사안에서는 실형이 선고된다. 다른 결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간혹 검찰, 법원에서 이러한 사정을 알아서 헤아려줄 것이라 안일한 생각을 하는 피고인도 있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

‘나만의 특별한 양형사유’란 말 그대로 특별하기 때문에, 사건을 넘어 의뢰인의 삶까지 알고 있어야 결과를 뒤바꾸는 변론이 가능하다.
이러한 이유로 나는 의뢰인과 상담을 하며 별의별 것을 다 물어보는데, 그러다 보니 내가 시덥잖은 질문을 건네는 줄 오해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결혼 선 자리, 그리고 주선자의 응급상황
상담을 진행하며 의뢰인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이 사건에는 법원과 검찰을 설득할 만한 스토리가 있었다. 의뢰인을 특정하지 않는 선에서 이야기해보자면 아래와 같다.
의뢰인은 결혼 적령기가 한참 지났음에도 혼인하지 못하고 있었고, 부모님께서 이를 무척 걱정하고 있었다.
부모님의 성화에 못 이겨 선 자리에 참석하게 되었고, 그날도 술을 마시게 된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그 이후에 발생했다.
그날 선을 주선해준 주선자가 뇌질환과 저혈압이 있는 분이었는데, 술자리에서 안색이 창백해지며 쓰러질 것 같다고 한 것이다.
의뢰인은 그 순간 판단을 해야 했다.
대리운전을 부르면 최소 20~30분은 걸릴 텐데 그 사이 쓰러지기라도 하면 큰일이니 주선자를 빨리 병원에 데려다줘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 것이다.
결국 의뢰인은 주선자의 안전을 위해 음주 상태임에도 운전대를 잡았고, 그 과정에서 단속에 적발된 것이다.

불가피성을 입증하는 것이 핵심이다
법원과 검찰이 음주운전 사건을 볼 때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것은 ‘위험성’이다.
‘이 사람이 앞으로도 음주운전을 또 할 것인가?’
‘이 사람의 음주운전이 습관적인 것인가, 아니면 정말 불가피한 상황이었나?’
4번째 적발된 사람을 보면 당연히 ‘습관적’이라고 판단하게 된다. 그리고 그렇게 판단되면 이진아웃(10년 내 2회 적발 시 실형) 기본 컨셉에 충실한 선고가 내려진다.
따라서 다르게 바라볼 만한 여지를 만들어주어야 한다.
의뢰인은 단순히 자신의 편의를 위해 음주운전을 한 것이 아니었다. 타인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불가피하게 운전대를 잡을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었던 것이다.
이러한 사정을 법원과 검찰이 알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음주운전 변론의 핵심이다.
나는 의뢰인과의 상담 내용을 바탕으로, 다음과 같은 내용을 중심으로 변호인 의견서를 작성했다.

- 1. 의뢰인의 결혼 문제로 인한 가족들의 걱정
- 2. 부모님 성화로 어쩔 수 없이 참석한 선 자리
- 3. 주선자의 건강 상태와 당시 위급한 상황
- 4. 대리운전을 기다릴 시간적 여유가 없었던 점
- 5. 타인의 생명을 우선시한 의뢰인의 선의
물론 이러한 사정이 음주운전을 정당화하는 것은 아니다. 음주운전은 어떤 경우에도 해서는 안 되는 범죄다.
그러나 법원은 ‘왜 그랬는가’를 본다. 단순히 귀찮아서, 택시비 아까워서 한 음주운전과, 타인의 생명을 위해 불가피하게 한 음주운전을 똑같이 볼 수는 없는 것이다.
결국 검사는 이 사건을 정식재판에 넘기지 않고 약식명령으로 처리했다. 최종 결과는 약식벌금 1,000만 원이었다.
음주운전 변호사는 의뢰인의 삶까지 들여다보아야 한다
의뢰인을 궁금해하지 않는 변호사, 형식적인 의견서만 제출하는 변호사에게 사건을 맡긴다면 당연히 결과도 형식적일 것이다.
반대로 의뢰인의 삶을 깊이 들여다보고, 그 안에서 법원과 검찰이 이해할 수 있는 스토리를 찾아내는 변호사를 만난다면 전혀 다른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따라서 음주운전에 적발되어 실형 위기에 처해있고, 마지막 선처를 간절히 원하고 있다면 그날 있었던 일 뿐만 아니라 나의 삶 자체를 법리에 녹여줄 수 있는 변호사와 이야기를 나눠보길 바란다.